
자귀나무 늘 감탄한다. 여름 끝물 장마비 맞고 저 여린 꽃이 빗물에 녹듯 색이 바래면서 사그러드나 싶은데 또 9월에 꽃이 계속 피는 것. 존중하며 버티기의 화신. 현실에 존재하는 게 신기한 모양새의 꽃이다. 하이라이터 팬 브러시가 생각난다. 내가 아기일 때 돌아가신, 할머니가 좋아하시던 꽃이라고 들었는데 정작 그 말을 해주셨던 아빠는 그 기억이 잘 안 난다고 한다. 조금 슬프지만 내가 두 사람 대신 잘 기억해야지. 할머니는 아들딸들 보면 요즘 기준으로 엄청나게 미인이셨을 것 같다. 그러나 나는 불운히? 운좋게? 그 미모를 닮지 못했고 형제자매가 할머니-아빠로 이어진, 얼굴 작고 이목구비 크고 또렷하고 특히 눈이 쌍꺼풀 두꺼워서 화장할 맛 톡톡한 외모를 닮았다. 한 사람이라도 닮아서 다행이다. 자손에게 꽃..
Tmi on Daily bases
2023. 9. 18. 2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