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이 계속 온다. 그래도 낮 되면 햇볕 나면서 싹 녹는다. 아침산책하러 나왔는데 각 건물 앞에서 열심히 눈치우시는 분들 보고 감사하는 마음 들었다. 시골집에선 우리가 직접 눈치우는데 엄청 힘들고 귀찮으니까. 개가 눈 와서 좋아하겠는데 산책해 줄 튼튼한 가족이 집에 없어서 아쉽다. 개보단 사람이 먼저니까 폭설에 개랑 산책하다가 사람이 큰일나면 근처에 도와줄 사람도 없고 안되니까. 도시에 사는 개들은 눈 와도 상대적으로 산책이 쉬워보이지만 그것도 만만찮아 보인다. 도시에서는 무릎 높이까지 눈이 쌓인 곳을 헤치고 다닐 필욘 없지만, 미끄럽고 눈 많이 오는데 개는 신나서 뛰어나가니까 힘들어보였다. 눈 와서 신난 남의 개 구경하는 건 참 귀엽고 좋지만 견주 분들은 힘드시겠다. 개는 눈 뿌려줘도 눈덩이 던져줘도 꼭..

메리 크리스마스. 어젯밤엔 해질녘 무렵 빙판이 생겨서 미끄러질 뻔 했다. 얼음 얕은 부분을 찾아서 얼음 깨고 파 내서 자갈을 밟고 미끄러지지 않게 걷는 길을 냈다. 눈 미는 걸로 밀어버리면 됐는데, 그게 부러졌고ㅠ 눈 쌓인 바닥이 포장도로나 돌, 반반한 흙이 아니고 자갈이라 밀기 불편했다. 한 삽 한 삽 소중히ㅋㅋㅋㅋ 삽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 등근육이 튼튼해졌다. 손목 충격받아서 약간 좋지 못하고 엄지손가락 이어진 손바닥이 삽자루에 멍들었다. 오늘은 개집 지붕 위 두꺼운 눈을 치웠다. 무게도 부피도 상당했다. 개집 드나드는 문턱, 개집으로 갈 때 밟는 턱에도 얼음꼈길래 거기도 얼음 깨고 파 내고. 염화칼슘을 그 위에 뿌렸다. 개가 먹으면 안되는데.. 이 녀석은 예쁜 꽃이나 상추같은 거 말고는 일단 입에..

사랑밖에 모르는 분 덕분에 휴일까지는 이동하지 말라고 뉴스 나왔지만 겨울지옥을 뚫고 왔다. 종아리 넘게 푹푹 빠진다. 삽도 가볍게 짚었는데 절반 넘게 꽂히고. 개만 신났다. 4개 다리로 체중을 분산해서 겨드랑이 정도까지만 눈밭에 빠지니까 더 신나게 눈 세상을 뛴다. 괴력을 발휘해서 인간을 이끄는데 수산시장 장화를 넘어서 눈이 들어올 지경이라고..살려죠🥶 춥지도 않은지. 옷도 싫어하는 야외견. 눈밭에 똥 싸니까 아주 편하게 눈까지 쏙 삽으로 파서 들면 되니 그건 좋았다. 오늘의 미션은 개에게 산타모자 집게핀을 찝어보는 거다. 머리카락이 짧으니까 좀 더 긴 꼬리 쪽 등 털에. 못 찝으면 내 손가락에 찝어서 개털에 대고만 찍어야지. 개가 짙은 어두운 갈색이라 산타모자 빨강 하양 대비감 이쁘다.

아직도 겨울왕국이네? 그래도 이번 주중에는 그래도 점심 나절에 해 나오면서 녹는 듯 비 오는 듯 바뀌고 맑아지지 않았나? 지금 이건 뭐지? 우체국 가야 되는데 당황스럽다. 길고 긴 오르막길 걸어서 올라가야 되는데 내 소중한 선물들 다 젖겠네ㅠ 가방을 들고 패딩을 입을까. 아니 역시 이런 날씨라면 무리지. 젖은 선물 받아서 좋을 사람이 어딨어.. 어제 갈 걸. 그제 갈 걸ㅠ 그리고 집에 가야 되는데? 저 상태면 개썰매 타겠다. 어떻게 차로 가지. 차로 가면 가족들도 싫어하고 걱정 엄청 하겠는걸? 눈 결정 눈으로는 보여서 찍어봤는데 역시 무리다! 주차된 지 오래돼서 차가운, 까만 차 안에서 창문가에 내린 눈 결정 찍는 게 잘 나왔지. 차가워서 눈이 잘 안 녹고 까맣고 투명해서 눈이 잘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