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래도 가을 느낌! 조금 덜 습하다. 가을의 본질은 건조함! 그리고 드디어 이불을 덮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얇은 여름용 겉옷. 입을 일이 없어서 단추 다 풀어서 덮고 자면 몸 70%는 가려지니까. 잠옷 긴 바지도 챙겨입는다. 땀 나도 긴 바지. 그리고 낮엔 무지 덥고 쨍한데 새벽 밤으론 더 시원해진다. 밤이 덜 습해지면 창을 열고 잘 수 있는데 바람 통하는 게 정말 좋을 거다. 그치만 아직은 연꽃이 피니까. 아니 진짜 연못 뜻이 연꽃이 피는 못이네? ㄷㄷ 그럼 연꽃 없이 개구리밥이나 부레옥잠만 있는 못은 연못이 아니구나.. 수련이 핀 못도 연못이겠지. water lily 가 수련인데 lotus 가 연꽃. 그치만 우리 한문으론 같은 연꽃 연 자. 아니 수련의 수가 물 수가 아니고 잠잘 수? 어쩐..

늦가을 감성 강아지🐕🍁🍂 평소 흑백필터 취침모드? 켜놔서 찍을 당시에는 흑백으로 보이니까 예쁜 줄 모르고 찍었다. 찍고 나니까 온갖 시간들여서 찍은 사진보다 잘 나와서 허탈하지만 기쁘다. 왜 귀 윗부분만 저렇게 밝은색으로 털이 난 걸까? 보는 사람 귀여우라고 그랬나보다. 만지면 따뜻하고 부드럽다. 오랜만에 본 김에 산책 후 전신 닦고 빗고 살살 귓바퀴도 닦아줬다. 이제 귀청소의 시원함을 깨우쳐서 닦을 때 마무리하면 '으 시워언허다!'하는 표정으로 점점 귀를 닦아주는 쪽으로 갖다댄다.

오늘의 커피 안주: 오래된 아몬드 오랜만에 갈아서 모카포트 끓였다. 생각해보면 이만큼 지구온난화 덕분에? 가을다운 가을 날씨를 오랜만에 길게 즐긴 것 같다. 낮엔 남향 창문으로 햇살 팍팍 들어오면서 창 열어놓으면 시원한 바람 불고. 아침저녁엔 쌀쌀하지만 기모 바지 입을 정돈 아니고. 날씨 건조한데 그렇게까지 건조하지 않고. 난방기구 열 때문에 얼굴 열 오르고 건조하고 기름기 돌지 않고. 그렇지만 비가 왔음 좋겠다. 추워져도 괜찮으니까 식수원에 물 많이 생겨라. 물 걱정해야 되는 거 싫다. 물 풍족하다고 생각할 때는 물 안 마셔서 건강하지 못할 것만 걱정됐는데. 무슨 걱정인형이야. 반사적으로 본능적으로 불안 걱정 후회 3종세트를 매일 지긋지긋하게 새롭게 느끼고 사냐고. 3면이 바다인 반도 국가라고 배웠는데..

날씨가 참 애매하다. 아침 저녁으론 춥고 이제 실내에서도 쌀쌀한데 낮에는 바람 안 불면 무지 덥고 일조량 충분. 동네에는 봄인줄 알고 피는 가을 장미가 한창인데 월계수나무 단풍 들어서 고명도 저채도 페일오렌지 색 너무 예쁘다. 예전에 다니던 성당에선 앞마당 마리아 상 주위를 둘러 핀 소형 장미가 겨울에도 꽃이 펴서 놀랐던 적 있었다. 성당 사제님 교인 분들 지극정성 덕인가, 아니면 겨울에도 지속적으로 마리아 상 앞에 놓는 촛불 수가 많아서 따뜻해서 그런 걸까. 그렇지만 너무 겨울에 피는 꽃은 가엽다. 겨울바람에 쪼글하게 말라붙어서 못 다 피고 봉우리째로 지는 모습은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