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떨어져서 하는 첫날 아침 산책 좀 쓸쓸한데 편하다. 일단 뛰는 길이 잘 포장된 도시 산책로! 그리고 줄 당기거나 뭔갈 호로록 주워먹는 산책 짝꿍이 없어서 나만 뭘 주워먹지 않으면 된다. 길바닥에 다칠 위험 있는 유리조각 같은 거 피하고 고양이밥 고양이물 빼앗아 먹으려는 거 말리고, 길고양이를 덮치려는 급점프도 말리고 흙탕물로 돌진하려는 것도 말리고.. 늘 몸이 힘들다고 느꼈는데 개둥과 산책하면 사실 정신적으로 신경적으로 더 피로한 거였어 😱 그래도 이번 연휴 동안 같이 뛰고 구르면서 난 하체 근육통 생겼고 개는 얼굴 붓기가 확 빠지고 전체적으로 날씬해졌다. 좋은 운동 친구 사이다. 왕크왕귀 손깍지 사진 찍고 싶었지만 발 사이사이를 몹시 간지러워? 싫어? 하시는 터라 그냥 저렇게 주물주물 잼잼 해 봤..
요 녀석 개가 전완 아래쪽에 긁어 놓은 상처는 꽤 깊었는데 하얗고 가늘게 잘 아물었다. 여름 돼서 팔이 타니까 그 부분만 하얘서 좀 그렇긴 한데 어차피 앞에서도 뒤에서도 잘 발견할 만한 부분이 아니라서 다행. 왼손 손목 안쪽은 손 바로 아래다. 어찌나 정교하고 정확하게 정맥 핏줄을 따라서 그어놨는지, 보지도 않고 천천히 긁은 거 치고는 아주 잘 그어놨다. 그래서 자칫하면 정말 나쁜 선택했던 것 같아 보일 법한 갈색 세로선이 정맥 핏줄에 가려져서 괜찮다. 큰 개는 진짜 함부로 키우지 말아야 하고 키울 때 어느 정도 내가 다칠 것도 포기해야 하는 것 같다. 이게 다 개가 크고 학교도 다녀오고 훈련 연습 많이 하고 의젓해졌는데, 지나치게 흥분하지 않은, 그냥 평범한 일상에서 놀다가 긁힌 거라서. 그래도 귀엽다..
+ 상처가 아무는데 아파서 자세히 보니 어둡고 넓게 멍이 들어있었다. 뛰어올라 체중 실어서 친 거라서 그런가 정말.. 삼두와 측면 어깨를 더 단련하라는 강아지 님의 가르침. 개는 어쩜 5살 되어가는데 저렇게 귀여울까? 오랜만에 찾아가니까 옷차림 마스크로 멀리서는 못 알아보다가 목소리 듣고 알아차리는 그 표정 너무나 귀여워. 평소엔 길고 매섭다가 동그랗게 확 커진 눈, 나랑 놀면서는 악착같이 공을 물어뜯어놓고 지금은 귀엽게 벌어진 입. :D 와 : 3 사이의 표정. 그래도 너무 오랜만에 간 탓인지 또 얻어맞았다. 아파서 멍 든 줄 알았는데 하루 지나고 보니 길게 긁히기만 해서 다행이다. ㅋㅋㅋㅋ 무서운 녀석. 힘센데 참는 교육 잘 배운 개. 그래도 고양이는 쫓지마 공격하지마. 시골이라 농작물 노리는 두더지..
+ 잘 놀고 이 건성강아지를 올리브유 마사지로 마무리해줬다. ++ 난 제법 고앵 갱얼지 아마추어 마사지사라서 대충 목이랑 어깨 마사지하다 보면 귀 만지는 거 매우 예민하다는 거 깨달았다. 자신없으면 정수리-목-상부승모근? 정도까지만 만져주는 게 낫다. 이 귀염이도 인간을 잘 참아주지만 귀를 뽑듯이 위로 만지면 매우 괴로워한다고 들었다. 내가 귀를 뽑듯이 만진 영상에서는 안 괴로워했는데, 일단 개껌 씹느라 집중력이 분산되어 있는 편한 상태고 머리랑 목을 만져주다가 귀는 거의 힘 안 주고 스치듯이 털만 닿듯이 전체적으로 머리 부분에 대고 살살 조물거리다가 본견 스스로 고개 들면 귀가 내 손아귀에서 뿁! 빠지도록 했다. 결과적으론 강제로 못 움직이게 고정해서 만지는 것보단 본견에게 선택권이 있는 걸 더 선호하..
늦가을 감성 강아지🐕🍁🍂 평소 흑백필터 취침모드? 켜놔서 찍을 당시에는 흑백으로 보이니까 예쁜 줄 모르고 찍었다. 찍고 나니까 온갖 시간들여서 찍은 사진보다 잘 나와서 허탈하지만 기쁘다. 왜 귀 윗부분만 저렇게 밝은색으로 털이 난 걸까? 보는 사람 귀여우라고 그랬나보다. 만지면 따뜻하고 부드럽다. 오랜만에 본 김에 산책 후 전신 닦고 빗고 살살 귓바퀴도 닦아줬다. 이제 귀청소의 시원함을 깨우쳐서 닦을 때 마무리하면 '으 시워언허다!'하는 표정으로 점점 귀를 닦아주는 쪽으로 갖다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