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떨어져서 하는 첫날 아침 산책 좀 쓸쓸한데 편하다. 일단 뛰는 길이 잘 포장된 도시 산책로! 그리고 줄 당기거나 뭔갈 호로록 주워먹는 산책 짝꿍이 없어서 나만 뭘 주워먹지 않으면 된다. 길바닥에 다칠 위험 있는 유리조각 같은 거 피하고 고양이밥 고양이물 빼앗아 먹으려는 거 말리고, 길고양이를 덮치려는 급점프도 말리고 흙탕물로 돌진하려는 것도 말리고.. 늘 몸이 힘들다고 느꼈는데 개둥과 산책하면 사실 정신적으로 신경적으로 더 피로한 거였어 😱 그래도 이번 연휴 동안 같이 뛰고 구르면서 난 하체 근육통 생겼고 개는 얼굴 붓기가 확 빠지고 전체적으로 날씬해졌다. 좋은 운동 친구 사이다. 왕크왕귀 손깍지 사진 찍고 싶었지만 발 사이사이를 몹시 간지러워? 싫어? 하시는 터라 그냥 저렇게 주물주물 잼잼 해 봤..
가을된 거 아니야? 8월은 어감에서부터 제일 더운 느낌 드는데 생각해보면 이 때부터 여름 지나 가을 되니까 유일하게 시원해지는 여름 시기다. 뭐 가장 어두운 때를 지나면 해가 뜬다 이런 말인가. 7시 직전 산책 나갔을 때 평소보다 좀 늦게 나갔는데 굉장히 선선하고 추웠다. 이전과 달라서 좋았다. 해도 조금씩 늦게 뜨고 더 일찍 지는 것 같은데. 저녁마다 비가 와서 그런가? 그렇지만 역시 낮이 되고 오후가 되니까 아 이거 너무 더운데? 싶고. 밤엔 비 온 직후 습기 때문에 창문 열어도 습하고 덥다. 역시 낮에 30도가 넘는 건 가을이 아닌 것 같다. 아닌가, 가을과 여름이 다른 건 최저 온도인가. 하여튼 산책은 이른 아침이 좋다. 땀 줄줄 흘리면서 들어와도. 밖을 걸을 땐 시원하고 그늘이 많고 햇볕은 적고..
요 녀석 개가 전완 아래쪽에 긁어 놓은 상처는 꽤 깊었는데 하얗고 가늘게 잘 아물었다. 여름 돼서 팔이 타니까 그 부분만 하얘서 좀 그렇긴 한데 어차피 앞에서도 뒤에서도 잘 발견할 만한 부분이 아니라서 다행. 왼손 손목 안쪽은 손 바로 아래다. 어찌나 정교하고 정확하게 정맥 핏줄을 따라서 그어놨는지, 보지도 않고 천천히 긁은 거 치고는 아주 잘 그어놨다. 그래서 자칫하면 정말 나쁜 선택했던 것 같아 보일 법한 갈색 세로선이 정맥 핏줄에 가려져서 괜찮다. 큰 개는 진짜 함부로 키우지 말아야 하고 키울 때 어느 정도 내가 다칠 것도 포기해야 하는 것 같다. 이게 다 개가 크고 학교도 다녀오고 훈련 연습 많이 하고 의젓해졌는데, 지나치게 흥분하지 않은, 그냥 평범한 일상에서 놀다가 긁힌 거라서. 그래도 귀엽다..
+ 잘 놀고 이 건성강아지를 올리브유 마사지로 마무리해줬다. ++ 난 제법 고앵 갱얼지 아마추어 마사지사라서 대충 목이랑 어깨 마사지하다 보면 귀 만지는 거 매우 예민하다는 거 깨달았다. 자신없으면 정수리-목-상부승모근? 정도까지만 만져주는 게 낫다. 이 귀염이도 인간을 잘 참아주지만 귀를 뽑듯이 위로 만지면 매우 괴로워한다고 들었다. 내가 귀를 뽑듯이 만진 영상에서는 안 괴로워했는데, 일단 개껌 씹느라 집중력이 분산되어 있는 편한 상태고 머리랑 목을 만져주다가 귀는 거의 힘 안 주고 스치듯이 털만 닿듯이 전체적으로 머리 부분에 대고 살살 조물거리다가 본견 스스로 고개 들면 귀가 내 손아귀에서 뿁! 빠지도록 했다. 결과적으론 강제로 못 움직이게 고정해서 만지는 것보단 본견에게 선택권이 있는 걸 더 선호하..
빨리 산책 계속 가고 싶은데 기다리라고 하고 사진찍으니까 어서 움직이라고 애처로운 눈빛 보내는 개커피. 사진 찍을 땐 몰랐고 다녀와서 찍은 거 보다가 깨달았다. 기다리라고 할 때마다 잘 기다려주면 간식을 주기 때문에 너도 남는 장사일텐데. 결과적으론 냄새맡기도 하고 산책도 하고 간식도 먹고 실컷 뛰고 남잖아. 간식을 꺼내면 즉시 행복과 희망에 찬, 맹목적인, 열망 어린 눈빛이 된다. 너무 귀여워.. 잘 안 짖으니까 덩치에 비해 감정 표현이 잘 안 보인다. 워낙 힘이 좋아서 어디로 튀어나갈까 행동을 보다가 얼굴은 잘 못 보는 것도 있고. 그치만 이렇게 사진에 찍힐 때 희귀템 건진 기분이고 귀엽고 이쁘다. 사실은 이렇게 감정 표현 풍부하다구.
이지만 사실은 어제 한 일 = 20221020 블로그 주소 genius coffee 본견 이커피, 인생샷 견생샷 갱신! 귀엽게 눈감고 메롱 😝 원래는 내가 가까이 가면 벌떡! 일어나서 뛰고 신나해서 이런 사진 못 찍는다. 잠잘 때 몹시 순하고 귀엽지만 찍으려고 다가가면 눈 뜨고 일어나서 기지개켜고 또 뛰기 때문에ㅠ 이번엔 잠시 이 집 저 집 오가느라, 가족 한 명 의자에 앉은 옆에 갱얼지를 묶어놓고 간식 하나 개 주라고 쥐어드렸다. 평소 잘 간식 안 주던 사람이 맛있는 걸 줘서 얻어먹고, 햇볕 뜨끈하고 바람 선선해서 기분 좋았는지 자발적으로 엎드려서 쉬고 있었다. 꽤 가까이 가도 그대로 엎드려있길래 많이 찍고 1장 건졌다. 인스타에 올리라고 견주님께도 사진 보내주고 바로 프사, 잠금화면, 배경화면 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