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ING TMT
덥다. 잘 때 책이 떨어지면 발목 다리가 성치 못할 것 같았다. 책을 내려서 낮은 책상에 꽂아보니 얼마 안되는 양이었다. 위에 아슬하게 놨을 땐 그렇게 많아보이고 부담스러웠는데..
간판 불을 켠 가게. 개를 데리고 이리저리 다니면서 사진을 찍어봤다. 보급폰으로는 조금만 어두워져도 사진도 영상도 안나왔다. 아침에 화장실 청소하고 밭일 하고 개 산책도 시키고 개 씻기려다가 개집 위 철근에 이마를 박았다. 아프기도 했지만 뜨끈하게 피 터지는 느낌이 들었는데도 너무 창피한 게 더 컸다. 그렇다고 진짜 피가 난 줄이야. 이마가 깨진다는 게 이런 건가. 개에게 당근을 먹였다.
집에서부터 운전해서 고속도로 운전하고 집으로 왔다! 직전에 물하고 진한 모카포트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왔더니 카페인이 착착 차올라서 아주 또렷한 정신으로 운전할 수 있었다. 한 사장님이 볶으신 원두는 핸드밀로 갈기에 너무 질겼다.
그래도 계속. 하겠다고는 하고 여기서 더 하나씩 하나씩. 늦을수록 돌아가는 마음이 이렇게..
창문 없는 방이 답답해서 처음으로 사진을 샀다. 사진은 인터넷 어디에나 있는 거라서 사실 돈 주고 산 건 처음이다. 엽서같이 다른 방식으로 사진이 있는 용품은 산 적 있지만 장식만을 목적으로 사진을 사진 않았다. 엄-청 좋다. 일부러 하늘이랑 창문, 길거리 풍경을 섞어 주문했는데 뻥 뚫려보이고 시원하다. 왜 돈주고 사는지 알 정도로 확연한 품질.
이번 주말은 그래도 운동도 가고 움직이고 청소하고 나름 부지런하게 보냈다. 알뜰하게 보낸 주말은 주중을 시작하는 더 믿음직한 토대가 돼 준다. 그냥 하면 되는데, 사실 알못인데 겉껍데기에만 익숙해져 있는 건데. 수박 겉만 열심히 핥아보고 저건 무겁고 크기만 하지 별 맛은 안난다, 하고 먹을 게 없다고 하는 꼴이다. 싱크대로 가져와서 도마, 칼을 놓고 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