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인데 더워. 좀 뛰고 빨리 걸었더니 역시 땀 인간인 나는 땀 콸콸 터져서 얼굴을 팔로 문질렀다가 무기자차 선크림조차 다 녹아나는 걸 봤다. 이러니 여름 외출할 땐 양산, 손수건 필수지. 요즘 성당에선 CPBS 영상을 미사 후반에 틀어주는구나. 뭔가 가장 아날로그적 공간에 드디어 미디어가 침투한 것 같았지만 그러려니 했다. 다들 경중 차이만 있을 뿐 죄인인 신도들이 스마트폰 앱으로 독서 읽고 성가 부르는 건 그렇게까지 이상하지 않았는데. 영상에서조차 생각해보니 교황 행차에서 열광하는 좌우 군중들도 다 신도들일 텐데 다들 묵주가 아니고 스마트폰 높게 치켜드는 게 새삼 새로웠다.

더페이스샵? fmgt 루즈 새틴 모이스처 립스틱 커버오렌지. 립밤같이 수정화장용으로 딱이잖아. 습한 여름이 오니까 이 정도 제형이 지성피부에겐 좋은 립밤 수준. 아주 매트하지 않은 크림립스틱 느낌인데 체온 닿으면 잘 발린다. 좀 입술 무리갈 것 같으면 손바닥에 문질러내고 바르면 손 체온에 녹아서 입술에서 더 촉촉하게 바를 수 있다. 발리긴 부드럽게 발리는데 음파해서 얇게 펴면 보기엔 매트하게 보인다. 답답하게 막 생기는 기름 제형 아니고 립밤 제형 아니고 그냥 옛날식 크림 립스틱 제형. 찐 립밤이나 요즘 우후죽순으로 나오는 글로시 립 도저히 바를 수 없다. 핸드크림만 발라도 더운데 뭘. 재작년에 그렇게 써보다가 화병나는 줄 알았다. 글로시한 건 한겨울에만. 웃긴 건 그동안 블렌딩한다고 별 정성을 다 들였..

오히려 더워지면서 아이스크림 먹기가 싫어졌다. 추울 때는 뭔가 느끼하게 넘어가는 유지방 맛이 필요했는데. 그래도 적당히 먹고 안 먹는 기간 유지하려고 노력하면서 먹었다. 따뜻한 차 우려서 곁들여 마시면 좋았다. 올 봄에 먹었던 이 믹스베리? 요거트 아이스크림에 스트레이트 홍차. 최고였다. 상큼하면서 유지방 있고 너무 차갑고 단 입을 뜨끈하고 담백한 차로 잡아주는 거. 단짠단짠 못지않게 유구한 조합은 맛있는 거 + 담백한 거인듯. 베리인지 딸기인지 시럽이 너무 색이 진해서 약간 피범벅같이 보이고 홍차 색마저 진해서 사진 볼 때 움찔하지만. 근데 이제 추울 때에서 완연히 더울 때로 넘어가니까 덜 느끼하고 담백하게 먹고 싶어져서 유지방있는 아이스크림은 먹기 싫어진 거다. 다행! 안 먹을수록 모든 면에서 이득이..

오늘이 입추! 그러나 남쪽나라는 지면 복사열이 거의 여름 해변 모래밭급으로 절절 끓고 단순 햇볕도 엄청났다. 아주 작은 개가 산책나와서 행복하게 가고 있길래 발바닥 괜찮나싶어서 쪼리를 벗고 바닥 보도블럭을 살짝 맨발로 디뎌봤다. 안 괜찮다. 무지 뜨겁구만! 어떻게 다니는 거야 쟨? 밖에 나갔을 때 최고는 암막양산이다. 7시부터 19시까지 아주 햇볕 장난 아닌데 양산이 그늘막을 진하게 만들어줘야 사람답게 다닐 수 있다. 그리고 땀 닦을 손수건. 아직 손풍기나 목에 걸어서 쓰는 소형 선풍기?는 안 써봤는데 궁금하긴 하다. 에어컨은 피부가 시리다. 손목 다치고 근손실이 이어져서 이제 정말 에어컨 잘못 견딘다. 선풍기는 소음 진동에 호흡기가 건조하고 눈이 아프다. 역시 친환경적으로 부채질이 제일 낫다. 스물두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