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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i on Daily bases

첫 독서링 구매 20251220

진종대 2025. 12. 20. 19:47

+좀 오래 써보니 아무리 가벼운 페이퍼백이라고 해도, 한 자세로 가만히 20분간 책 무게를 감당하고만 있으면 약간 손이 저릿했다. 양손 번갈아가면서 드는 게 더 나았다. 딱 책 밑면 모서리에 평행하게 잡는 것보다는 옆 페이지만 펼쳐준다면 아무렇게나 잡아서 계속 조금씩 바꿔주는 게 나았고, 어차피 내 엄지 첫 마디에 걸리질 않아서 그런지 지문 있는 부분, 마디, 손가락 뿌리 부분 등 다양하게 미끄러뜨려서 누르는 게 나았다. 손목 각도도 고정시키지 말고, 되도록 엄지손가락을 손바닥 쪽으로 접어서 손을 접는 모양보다 어떻게든 좀 더 펴는 모양으로 다양하게 바꿔가면서 책 잡고 읽는 게 나았다.

책 집어넣고 난 뒤 손가락과 손목 스트레칭 해주는 게 훗날 건초염이나 관절염을 피할, 더 현명한 루틴이다. 그래도 한 손으로 대충 잡았는데도 들이는 힘에 비해 편하게 책 페이지가 펼쳐지는 건 매우 좋았다.

각인을 안했는데, 나무에 1.8mm 샤프로 쓰고 싶은 거 멋대로 낙서해두니까 보기에 즐거웠고 언제든 지울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아무래도 레터링은 뭐가 됐든 금세 질리니까.

사실 나처럼 원목 소재 물건에 대해 집착하지 않고 플라스틱 소재도 별 생각없이 좋다면 투명한 플라스틱 소재 독서링이 독서하기엔 더 좋다. 독서링 부분만 자꾸 가려져서 좀 답답하다. 하지만 원목 독서링이 촉감, 감성, 취향 면에선 더 만족스럽다. 나중에 18mm보다 더 작은 손가락 구멍이 있다면 투명한 플라스틱? 아크릴? 레진? 소재 독서링도 살 의향이 있다.

읽을 종이책이 없을 땐 문방사우 파우치에서 줄이어폰 감개로 구멍에 이어폰 감아두기도 좋다.









독서링을 사 봤다. 엄지책잡이라고 순화어? 가 있던데 엄지책잡이도 귀엽고 딱 맞게 잘 만든 이름이다.

사 놓고 아무도 안 쓴다, 불편하다, 손목이 더 무리가 간다는 평이 비일비재했지만 나무로 된 뭔가가 너무 가지고 싶었다. 아크릴도 가벼워 보이고 예뻤지만 원목으로 된 소품을 쓸 다른 일이 현대인에게 얼마나 있겠는가도 싶고, 난 나무가 참 좋아서.

배송이 너무 빨리 와서 놀랍고 좋았다. 대부분 호두나무를 써서 짙은색으로 만든 제품이던데, 좀 더 밝은 색감으로 느티나무를 쓴 제품을 선택했다. 붉은기 있는 베이지색에 좀 더 갈색 도는 나뭇결 무늬가 있어서 편안하고 친근해 보인다.

(왜냐하면 해포 wandlore 때문에... 호두나무는 유명한 벨라트릭스 지팡이이기도 하고. 나무는 죄가 없지만 무수한 사람을 고문하고 죽인 그 범죄는 좀 소름끼쳐서. 딱히 난 슬리데린도 아니고, 죽먹자도 싫고, 톰 마볼로 리들도 싫고 벨라트릭스도 싫고 무섭다. 파시스트 마법사 패거리에 어떻게 동조를 하겠나 싶지만 픽션이니까 취향을 존중한다.

느티나무 영문이름을 몰랐는데 'Japanese zelkova'라고. 이것 또한 일제강점기 시절 식민주의적 연구자들 때문일 수 있겠단 생각을 했지만. zelkova 자체는 동유럽? 조지아 어에서 왔고 돌처럼 딱딱해서 돌, 그리고 기둥, 들보라는 뜻이 합쳐진 이름이라고. 좀 느리게 자라서 느티나무인 줄 알았는데 '누런 회화나무'라는 뜻으로 '눋+회' 가 돼서 느티라고 한다.

가지가 넓게 뻗어 그늘 지는 특성 때문에 정자나무로 자주 쓰이고 마을을 지켜주는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고. 공동체 화합, 민중의 나무라는 것도 너무 좋다. 그런데 목재로서 단단하고 오래 가고, 살아서도 장수하는 나무라서 또 '나무의 황제'라고 한다.

너무 내 주변에서 자주 본 나무고, 밤 봄비에 젖어 검은 줄기에 연둣빛 보드랍게 돋아난 봄 새싹들부터 가을에 지는 파삭하고 노랗거나 붉은 낙엽까지, 잎도 아름답다고 생각해서 느티나무가 좋았다. 단단하고 치밀하고 변형 적고 오래 가는 목재라서 전통적으로 공예품이나 가구를 만들고 뿌리 밑동으로 탁자도 만들었다고. 유명한 옛 목재 건축물도 느티나무로 만든 것들이 있다고 한다.


나무 자체가 동북아에서 아주 흔하기 때문에 만약 해포 지팡이 나무를 내가 정할 수도 있다면 느티나무로 정하고 싶을 정도. 실제로 harrypotter.com=포터모어 지팡이 테스트로는 영국 참나무가 나왔지만. 아직 영국에 한 번도 안 가봐서 국내 헌혈 잘 하고 있지만 혹시 영국에 가게 된다면 영국 참나무로 만든 독서링도 사고 싶긴 하다.)

하여간 느티나무로 만든 독서링 써 봤더니 그간 본 부정적인 후기가 다 이해갔다. 이건 완전 페이퍼백 용이다! 최소한 페이퍼백만큼 가볍고 세로 길이 많이 길지 않은데 두께감 있어서 펴기 힘든 책 용. 우리나라 출판사에선 페이퍼백이 안 팔려서 흔하지 않기 때문에 좋은 종이 써서 무거운 국문 작품을 독서링으로 잡고 읽으면 당연히 손에 무리가 갈 것.

짧뚱한 영문 페이퍼백을 잡고 읽어봤더니 딱 평행하게 바른 각도로 꾹 누르지 않고 대충 비스듬 삐뚤게 펴다 만 느낌으로 잡고만 있어도 한 손 읽기가 가능해서 엄청 좋다. 영문 읽는 속도도 느린데 한 페이지 고정이 잘 되니까 좋고.

나무 목재인데 생각보다 매우 가볍고 단단하고 밀도 높아서 손에 무게감 거의 못 느끼겠고 손가락으로 누르는 그 부분도 통증 없다. 오래오래 들고 읽으면 또 모르겠지만. 손목 각도 문제로 비판하시던 글도 읽었는데, 손목을 정자세로 안 두고 옆으로 편하게 더 비틀면서 잡아도 얇고 가벼운 페이퍼백은 충분히 잘 펴지니까 손에 편한 자세를 찾아가고 손을 바꿔들면서, 스트레칭 잘 해주면 괜찮을 것 같다.

단 가벼운만큼 문진처럼 책을 눌러서 펴주진 않는다. 그래도 가벼운 게 나은 것 같다. 무거운 게 필요하면 차라리 문진을 사거나 폰, 파우치, 필통 등등으로 누르는 게 낫지.

링 크기를 18mm로 선택했는데 내 손이 작고 말라서인지 엄지 첫 마디가 걸리지 않고 슉 통과한다. 그래도 약간 엄지 굽히면서 마디에 걸어 누를 수 있고, 그냥 맨 끝 마디 손가락 지문 부분으로 눌러서 보기도 좋다. 나중에 18mm보다 더 작은 크기? 아마도 어린이용? 독서링 있다면 사보고도 싶다.

소중한 첫 독서링, 내 문방사우 파우치에 잘 넣고 대중교통에서 페이퍼백 볼 때 써야지. 마감을 아주 잘 해주셔서 모나서나 까끌한 부분 하나 없이 서늘하고 매끌해서 감촉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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