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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펜 음영라이너로 주근깨를 그려봤다. 윗광대 블러셔 영역, 다크 경계선 너머 콧대 사이, 눈두덩이 가운데. 너무 붓을 한 각도로만 쓰면 가짜인 티가 많이 나서 다양한 각도로 다양한 깊이로 바꿔가면서 찍었다.
그래도 컨실러 스팟 커버는 해야 되는구나. 유기자차까지만 바르고 하니까 지금 여드름이 제법 많아서 그냥 얼굴 전체가 다 여드름인 것처럼 보여서.
눈도 간단 깔끔하게 끝내고, 입술도 중채중명으로 대충 간단하게 해 두니까 가짜 주근깨가 블러셔인듯 쉐이딩인듯 보이면서 그럴 듯 했다. 대비감 안 받아서 선으로 긋는 게 제일 안 어울리고, 면으로 크게 채도 튀게 주는 것도 안 어울려서 점처럼 연한 베이지-브라운으로 찍는 게 괜찮았다.
진짜 주근깨로 고통받고 매일 피부 커버에 공들이시는 분들이 보면 분노할 화장일까.
난 여드름러고 학생 때 이후로 한순간도 여드름이 없던 적 없이 압출-진정-새로 생성되는 주기를 돌고 있다. 피부 상태만으로 '자기관리 못하는 사람'에서 '정신이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받아 본 적도 있는데. 누군가가 보기 좋게, 독특하게 가짜 여드름을 만들어서 한 화장을 본다면?
역시 그런 건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인도 분들 이마에 붙이는 보석이나 또 중화권?에서 이마에 찍는 붉은 점 같은 건 그냥 본인들이 속한 사회에서 문화적으로 좋은 의미 있다면 좋게 보인다.
언젠가 연한 붉은색 붓펜 사게 된다면 스팟커버 해 놓고 블러셔-쉐이딩 영역에 가짜 여드름을 찍어봐야지. 모진 고통 겪으며 압출해야 할 여드름이 많아 보인다는 것 때문에 소름끼칠 것 같기는 하다. 그렇지만 진짜와 다르게 메이크업 지우면서 없어진다면 남의 얼굴이든 내 얼굴이든 좀 속시원할 것도 같고.
귀엽게 알록달록하게 나온 여드름 스팟 패치 처음 봤을 땐 이거 내가 붙이면 너무 많이 붙여야 하겠는데 괜찮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신경쓰이는 여드름 부분에 귀엽게 눈에 띄는 걸 일부러 붙인다는 그 자신감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뭐가 됐든 딱 본인이 본인 얼굴에 한 그 부분만 거울로 보고 시각적 즐거움 느끼고, 외출 후 일상 생활하는 동안엔 다 잊고 열심히 잘 사는 정도까지가 메이크업을 건강하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러기를 조절하기가 어렵지만.
계속 생각하고 계속 귀도 눈도 열어놔야지. 이 문제에 대해선 화장 자체가 일상화, 일반화되는 건 큰 문제고 개개인 외모에 대한 타인의 평가, 사회적 평가를 예상하고 기대하는 게 본질적으로 불건강하다는 의견을 가지게 됐다. 내가 좋다고 하는 취미라도 사회 전체적으론 인간 집단에게 구조적으로 고통을 가하는 것일 수 있지. 누구나 생각이 바뀔 수도 있고 반성하고 실천으로 바꿔나갈 수도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지나왔고 지나갈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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