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부터 장대비가 내리길래 뭔 일인고 놀랐다. 그런데 잠시 후 커피 한 잔 하고 다시 보니 지면은 물 웅덩이 장난 아닌데 싹 그쳐있는 것. 점심을 늦게 먹고 밖을 보니까 너무 맑고 새파란 하늘에 뽀얗고 눈부신 흰 구름이 가득! 너무 예뻐서 폰으로 찍어놨다. 공기 질이 아주 맑았다. 넓고 큰 도로가 교차하는 사거리 쪽을 가니까 건물이 없어서 어마어마하게 아름다운 하늘을 구경했다. 왕 크고 묵직한, 제일 고명도인 뽀득한 흰색 구름. 그리고 맑은 고채도 파랑 하늘. 그런데 잠시 후 바람이 불더니만 슬슬 하늘 전체에 구름이 깔리면서 예쁜 광경이 정말 어어 하는 찰나에 사라졌다. 저녁 돼서도 소나기가 꽤 많이 온 것 같다. 원래는 어제 오늘만 비온다고 했던 것 같은데 내일부터 토요일까지 3일 연속 비 예보다. 늘..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나마 주어진 일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 자체가 좋고 감사한 거다 쉬고 싶은, 도망치고 싶은 마음은 잠시 미뤄두면 된다. 묵묵하게 자기 할 일 하는 사람은 너무 멋있다. 근데 나는 힘들거나 당황하면 입부터 나불거리게 돼서 그런 게 잘 안 나온다. 극한으로 너무 힘들면 조용해지기도 하는데 그럼 어디가 많이 아프거나 많이 화를 참고 있는 매우 극단적인 상태일 거다. 늘 사람들이 나에게 묻는다. 기분 좋은 일 있으신가 보네요? 없다. 그런 일은. 그냥 너무 힘들고 하기 싫은데 움직여야 되니까 여건이 되는 상황에서는 노동요로 노래를 부른다. 은근히 조선 농부들이 불렀던 모내기 노래가 큰 도움이 된다. 무의식적으로 움직이면서 정신은 차리고 있게 된다. 조용히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입추가 지나서 이제 밤 기온이 시원하다. 낮에도 바람이 불어서 체감 온도는 시원하다. 단 햇볕이 여전히 세서 아침에도 눈부시다. 그 햇볕이 오후 내내 집으로 들어와서 실내가 바깥보다 오히려 더 덥다. 6시 넘으니 어김없이 맑은 하늘에 투둑투둑 좀 굵은 빗줄기가 쏟아졌다가 말끔히 갠다. 오늘은 저녁 노을이 구름에 온통 가려서 안보였다. 뜬금없이 개가 보고 싶다. 개가 있는 곳은 저녁 소낙비가 안 온다고 한다. 비를 싫어하고 물줄기 무서워하는 커피 녀석한텐 좋은 일일까. 단모종이지만 근육찌고 털찐 아이라 여름을 견디는 게 대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