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18일이다. 정작 이사에 바빠서 5.18인줄도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래도 말도 안되게 복잡했던 것들 정리하고 이주에 성공했다. 어제까지 비가 많이 오다가 오늘은 하늘이 맑다. 비와 아침이슬에 젖은 땅 밟으면서 조용하게 산책했다. 아주 알고 싶어 미치겠던 나무 이름을 알게 되었다. 산딸나무다. 가톨릭 종교기관 건물 정원에 있는 나무인데 줄기도 은회색으로 맨질하게 우아하고 꽃도 장난감이나 조화같이 핀다. 가장 아름다운 건 초봄에 새잎이 돋을 때다. 가늘게 그린 작은 곡선들이 작은 분수처럼 가지 중간중간에서 솟아난다. 엄청나게 우아하고 미끈한 느낌으로. 이름을 알게 돼서 기뻤다. 길 중간에 미처 흙으로 가지 못한 지렁이들이 몸을 꼬며 죽어있었다. 산책나온 하얀 포메라니안이 풀숲에서 힘겹게 노력하고 있었다..
Tmi on Daily bases
2021. 5. 18. 1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