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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서늘한 봄 밤인데 벌써 매미 우는 소리를 들었다.
차가 없고 옷도 늘 같은 것 입고 가장자리 구석에 앉는 분.
세월이 다 증명해 줄 것, 그러니 묵묵히 참고 버티면 된다는 말.
등록금 주셨는데 공부 안 하고 데모하다 감옥 간 학생에게 그 둘 모두 국가를 위하는 거라는 말씀.
후원해주셨는데 대단한 사람 못 돼서 죄송하다는 사람에게 우리 사회는 평범한 사람들이 지탱해 가는 거라는 말.
사부작사부작, 꼼지락꼼지락. 그렇게 걸어가면 된다는 말.
후원받은 젊은 학생들이 와도 대부분 그냥 들어주시기만 하고 뭘 어떻게 하라신 적이 없다는 것도.
길을 혼자 걸어가시는 부분이 기억에 남고, 단단하고 맑고 깊은 눈동자도 기억에 남는다.
형평운동가 묘소 비석 뒤에 '작은 시민'이라고만 스스로를 나타내신 부분도 정말 멋졌다.
좋은 영화다. 좋은 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