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성인여드름을 가지고 계속 여드름성 피부로 살아가다 보면 여드름이 나는지, 이미 생긴 여드름 상태는 어떤지, 압출을 해야 하는지, 압출한 애가 더 곪지 않고 모든 것을 다 토해내고 아물어가는 게 맞는지, 정말 운좋게 그냥 사라지는지를 어쩔 수 없이 유심히 보게 된다.
이렇게 여드름에 집중해서 살다보면 자연스럽게 주름, 기미, 점, 피부가 타서 어둡고 진해지는 것 등 다른 결점은 덜 신경쓰인다. 그래서 가끔 내가 덜 신경쓰는 것을 매우 신경쓰며 살아가는 인생을 접하면 놀랍다.
하지만 나도 여드름인간이 아니었다면 그랬을 거다. 여드름이 거의 평생의 원수? 신경쓸 대상? 이라고 생각했는데 덕분에 다른 피부 증상엔 신경을 덜 쓰고 편하다니.
사람 삶이 이런가보다. 내가 짊어진 십자가 덕을 볼 때도 있는 거고, 남이 짊어진 십자가를 비웃거나 통제하려고 할 필요도 없는 것.
여드름에는 스트레스, 수면, 운동, 수분 섭취, 카페인, 술담배(나는 모두 안 한다), 호르몬, 음식, 거주 공간 온습도와 통풍과 환기 정도, 침구, 옷, 헤어 제품, 화장품과 세안법 등이 모두 영향을 끼치는데 어쩌다가 재수좋게 피부 상태가 제법 좋아보이면 매우 기쁘다. 그런 와중 내 얼굴의 다른 특징에 대해 평가를 들었다. 여드름 없이 존재하는 게 얼마나 드물게 행복하고 운 좋은 상태인데 그걸 (당연히) 모르는 말에 그저 황당했다.
4초? 30초? 만에 고칠 수 없는 것에 대해선 평가도 언급도 하지 말라는 말이 있던데 보다 평화롭고 건강한 인간 관계를 위해서는 정말 맞는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