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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란 것은 찹찹찹찹 걷을 때마다 발톱소리가 나는 게 무지하게 귀엽고 그 맛에 키우는 거 아니었나?
인간에겐 없는 꼬리가 달려 있어서 좋을 때 크게 휘저어지는 귀여움이 심장 퍽 치는 감동으로 다가와서 볼 때마다 흐뭇하고 좋은 것 아니었나?
양쪽으로 늘어진 귀가 마치 짧은 단발이나 왕리본처럼 귀엽고 달릴 때 펄럭거리는 모습 사랑스럽지 않나?
너무 개를 받아들일 준비 안 된 사람들이 자신 생활반경 내에 개라는 생명체를 들여서 힘들어지니까 개를 바꾸는 건가.
발톱 자체를 잘라버리다니 무슨 일이야ㅠ
나도 아직 실내견을 안 키워봐서 그 고통?을 모르니까 잘 모르겠지만.
튼튼한 발톱으로 쓸데없이 땅을 파고, 얇아졌다가 굵어지다 다시 얇아지는 신묘한 모양새로 튼튼한 꼬리가 달리고, 보들보들 따뜻한 귀가 달린 우리 개가 더 좋다.
너무 쓸데없이 땅 파놓으면 어질어질하고 꼬리에 똥 묻히면 너무 괴롭고, 귀가 더러워지고 습하지 않을까 살피긴 하지만.
과연 나도 나중에 조건이 된다면(고정적으로 집에서 오래 머무르고 내 집을 소유하고 있고 경제적 여유가 있고 돌봐줄 다른 인간이 1명 이상?) 개를 실내견으로 키우게 될까?
원래 나는 냥집사가 되는 게 꿈이었는데 나도 어릴 때부터 실내에서 동물 키워본 게 햄스터랑 새가 전부라서.. 개는 생각도 안해봤다. 매일 산책하고 뛰어주고 하는 것도 실내형 운동부족 인간으로서는 꿈같은 얘기였고.
지금은 운동 안하면 내 체력 근력만 떨어져서 삶의 질 올리려고 강제로 운동러가 되었지만. 그래서 개 산책이 버거워도 즐겁지만.
그래도 아마 실내에서 키우게 된다면 또 새가 아닐까. 어릴 때 경험이 중요한 것 같다. 귀여워하고 익숙하고 실패한 경험이 있고 후회와 반성이 있어서 더 잘하고 싶고.
실거주 공간 포함한 인적,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없다면 진지하게 인형 키우기를 권하고 싶다.
실사 동물과 정말 닮은 모양 인형이 잘 나오고 있으니까. 나는 물갠지 바다사잔지 헷갈리는 바다사자 인형을 키운다.
산책메이트도 여행메이트도 될 수 있고(동물은 해외출입국이 엄격하지만 철사가 없는 인형은 자유롭다) 사진도 잘 나오고 관리가 편하고 귀여우니까.
발톱소리라든지 귀 모양, 꼬리 모양이 거슬린다면 생명체를 자르는 것보단 덜 스트레스 받게 차라리 안 움직이고 소리도 안 내는 인형이 낫지.
가짜라서 한계는 있지만 가짜에도 애정을 쏟을 수 있는게 인간이라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정말 사랑하게 된다면 그걸 가짜라고만 치부할 수 없게 된다.
생명체를 키우는 행복은 누리고 싶은데 불편함은 싫다면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거 같으니 조심스레 말리고 싶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