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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어젯밤 다사다난 분갈이를 마쳤다! 인생 첫 분갈이여서 우왕좌왕.
원랜 모종용 얇은 화분 2개에 각각 미니알로에와 장미허브, 축하 선물용 호접란+산호수 화분 1개였는데 호접란과 산호수를 각각 다른 화분에 심고, 미니알로에와 장미허브를 합쳤다. 분갈이 전에도 화분 3개고 분갈이 후에도 화분 3개.
다육식물 물빠짐 걱정되고 계속 흙에 곰팡이 끼길래 다육이들은 아예 깔망 위 전체를 다 산야초 식재? 흙? 으로 채웠다. 세립으로 사서 자잘한 모래 알갱이? 미세한 돌? 들이 가득한 느낌. 얘들은 뿌리도 튼튼하고 걱정이 덜 되는 애들이다.
호접란은 일부러 좀 깊은 화분 사느라 다이소 4호 화분 샀다. 맨 아래에 자갈로 1층 깔고, 다육이용으로 쓰고 남은 산야초를 공간 채울 겸, 물빠짐 좋아질 겸으로 넉넉히 넣고, 덜 썩은 바크와 새로 산 하이드로볼 섞은 거 넣고 맨 위를 산야초로 덮었다.
산호수 의외로 귀엽네. 제일 작은 화분에 심고 원래 미니알로에와 장미허브 화분에 있던 상토? 배합토? 고운 흙가루 있는 흙을 산호수 화분에 채우고 맨 위에 산야초 조금 덮고 자갈로 채워놨다. 이 3개 화분 중 돈 받고 판다면 이게 1순위로 팔릴 것 같다.
얘도 은근히 짱짱하고 한땐 너무 잎이 무성해지길래 주기적으로 잘라 없애 줘야 했었다. 이젠 단독 화분에서 습하게 더 습하게 마음껏 물 머금고 살아가길.
내가 많이 잘못한 건 맞지만 호접란은 안 죽으면 좋겠다. 무지한 식집사 탓으로 9-10개월쯤 썩어가면서 습한 산호수와 같은 화분에서 살고, 썩은 뿌리 왕창 잘리고, 혹독한 분갈이를 2번이나 견뎠다. 진짜 아픈 손가락.
그래도 그간 나랑 살면서 공중뿌리도 엄청 생기고 지난 가을에 새로 돋은 조그마한 새 잎이 손가락 하나 길이로 큼직하게 자라났다. 다시 생각해도 과습으로 죽을까봐 물 거의 안 줬던 거 신의 한 수.
어젠 호접란 자리에 가족이 밤 동안 에어컨 틀어서 혹시 차갑고 건조해서 스트레스 받을까봐 내 방에 데려와서 재웠다. 작은 방이라 하룻밤 내가 자고 나면 습도 70% 넘게 찍으니까. 습한 인간 가습기로 공중습도라도 챙기고 차가운 에어컨 바람 피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