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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 처음으로 응원봉이 시위템으로 핫해졌을 때, 다이소 Led 초가 품절됐을 때, 뭘 들고 나갈 굿즈도 마땅히 없어서 은은하게 덕질? 한다고 할 수 있는 가톨릭 성물 led 초를 샀다.

사고 들고 나왔지만 차근차근 윤석열이 구속되는 걸 보면서, 다 모든 게 끝난 줄 알았다. 그리고 이 초도 필요 없겠군, 일기 쓸 때 메인 조명 켜 두고 감성템으로 켜둘까나 싶었다.





지금 2025년 3월인데요? 크리스마스도, 신정도, 구정도 지나고 신학기 개강하고 3월 내내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했던 기념일 다 지났는데 아직도 일이 안 끝나? 다 온 것 같은데? 왜? 왜? 이해가 안 됐고 절망스러웠다.

손팻말도 기부금으로 어렵게 만든다는 말 듣고 그간 집에 민주주의 맛으로 수집해뒀던 손팻말 하나만 계속 흔들어왔다.

구속이 된 뒤 이제 시위에서 '구속'이라는 말은 더 이상 안 쓰이겠거니, 하고 구속이라는 말 위에 종이를 덧대서 '파면'으로 고쳐썼다. 그리고 윤석열이 뻔뻔하게 걸어나와서 헛수고하게 돼 더 화가 났다.

그 뒤 매일 집회하면서 흔든 손팻말이 너덜해져서, 뒷면에 이전에 받았던 다른 손팻말을 붙이고 테두리와 찢어진 가운데에 테이프를 덧대서 강화했다.

Led 성물 초도 너무 흔들어 댄 나머지 하단 건전지 고정 덮개가 흔들거려서 다시 고정하고 이젠 되도록 고상하게 고정해 놓는다.





언제까지 해야 하나? 이 짓을 수십 명이 하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매일 하는데?

근데 그래도 포기가 안 된다. 미래를 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가 현재를 구한다고 하는데 정말이었다. 조선 시대 의병 운동, 일제강점기 독립 운동, 그리고 현대사 민주화 운동 모두 지금 상황에서 내내 엄청 힘이 되어주셨다. 한강 작가님 노벨문학상 수상은 말 할 것도 없고.

당장 12월 계엄 직후부터 내가 한 일을 기록한 글과 사진들, 일기를 쭉 보면 과거 내가 지금을 사는 나에게 열렬히 외치며 힘을 준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미래를 구하고 있는 거다.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윤석열 파면과 위헌 계엄 내란 처벌에 함께 뜻 모아주시는 모든 분들께, 여러분은 지금 미래를 구하고 있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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