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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정류장에 서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도로 쪽에서 뭔가 휙 들어와서 정류장 벽에 부딪치고 후루룩 벽을 따라서 떨어지다가 마지막엔 파닥거리고 간신히 착지했다.
검지손가락만한 참새였다.
새로 지은 버스정류장인듯 투명한 플라스틱 벽이 참 깨끗했는데 그게 빈 공간인 줄 알고 자신있게 힘차게 날다가 부딪쳐서 떨어진 거였다.
안 그래도 아픈데 더 놀랄까봐 그냥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기만 했다.
정류장 벽은 바닥과 딱 붙어있지 않아서 그 아래쪽 공간에서 가만히 땅에 앉아 꽤 오래 쉬더니 부리를 벌리고 숨을 쉬고 있었다.
걱정이 됐는데 잠깐 버스가 오는지 살피다가 다시 보니 그새 없어졌다.
잘 날아가거나 최소 풀숲에라도 숨은 것 같아 다행이었다.
예전에 주택 살 때 현관문 지나 마당이 있고 건물 출입문이 유리였는데 거기에 참새가 오늘처럼 부딪친 적 있었다.
소리가 엄청 컸고 플라스틱 아니라 유리에 부딪치고 바닥에 등쪽으로 떨어져서 2차 충격 받은 후 참새가 날개 활짝 벌리고 잠시 기절했었다.
죽은 줄 알고 무서웠는데 눈은 깜박깜박하길래 마당냥이들을 피해서 옷으로 감싸서 실내에 들였다.
앞쪽만 뚫린 종이 박스에 옷째로 넣어주고 물이랑 쌀같은 거 조금씩 둔 후 멀찍이 떨어져서 그쪽 보지 않았더니, 생각보다 빨리 기운차리고 실내를 날아다니길래 문 열어서 내보내줬었다.
허공을 날아다니는 녀석들에게 투명한 소재로 건물을 짓고 사용하는 인간이 조금 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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