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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만나고 돌아온 다음날은 늘 우울하다.
그 다음날은 더 우울하다.
그냥 그쪽으로 걸어만 가도 나를 반겨주는 존재.
자고 있는 게 너무 착해보이고 귀여워서 찍으려고 해도 인기척 나면 귀신같이 깨서 날 보고 일어나서 기지개켜는 아이.
크고 따끈하고 부들부들하고 냄새나는 녀석.
그래도 나는 사람이라 개가 정 보고싶으면 시간 돈 들여서 찾아갈 수 있지만 개는 내가 보고싶어도 찾아올 수도, 폰도 돈도 없다.
나는 개를 많이 그리워해도 개는 내가 없을 땐 다른 가족들 친구들 보면서 나를 잊어버리고 있었으면 좋겠다.
개 없이 개 산책을 나가봤다.
개가 이제 나이 좀 들고 견주가 운동 많이 안 시키고 걸어만 다니니까 체력이 줄었다.
폭발적인 순간 속도나 순발력은 그대로, 아니면 더 좋아졌는데 지구력이 약해졌다.
그래서 중간중간 쉬게 하고 물 먹이고 천천히 오래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는 쪽으로 산책 방식이 바뀌었다.
애기 땐 산책 짝꿍 잘 따라올 수 있는지 속도 확인하고 나면 무조건 냅다 뛰는 거였는데.
앞으론 더욱 뛰는 산책이 줄어들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걷는 산책도 좋다.
개가 만족할 때까지 산책해주면 나는 좀 힘들고 말지만 개가 쓰러지게 생겼다.
개가 건강할 딱 그 정도까지, 오래 어슬렁 걷는 산책 이끌어줄 수 있도록 열심히 운동해야겠다.
그래서 개 없는 개 산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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