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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수염 공주 수염이 아주 잘 나온 사진. 콧구멍 코가 초코칩 쿠키에 박힌 초코 청크같다. 어릴 땐 코가 더 촉촉했던 것 같은데.. 그래도 흰수염 귀엽다구.
이 녀석 내 발은 왜 밟는 거야. 내가 자기 꺼라는 뜻인가. 선전포고? 이 인간은 내 몸종이오? 이갈이 할 때는 내 운동화 끈을 집요하게 노려서 잘근잘근 씹더니만.
발이 포동하고 발바닥 육구가 푹신 탱탱한데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도 있다. 이러면서 고인 물은 덜 무서워하는데 호스에서 분사되는 물은 아주아주 무서워한다. 밟히면 묵직하고 기분 좋은데 허벅지 같은 부분을 체중 실어서 밟은 거면 살이 집히면서 아플 때도 있다.
애가 작을 때는 내가 다리 뻗고 앉으면 그 주위를 뱅글뱅글 돌다가 날 향해서 다리 위에 착 엎드리는 거 좋아했는데, 이제는 내 다리보다 너무 커져서인지 잘 엎드려주지 않는다. 좀 아쉽다. 잘해봐야 옆에 엎드려서 머리만 허벅지에 괴어 주는 데에서 끝. 그래도 무게로 인간을 깔아뭉개거나 마구 덤벼들지 않고 연약한 인간을 배려해주는 공주로 커줘서 고맙다.
그리고 개는 정말 딱딱하고 힘찬 질감. 고양이들은 부드럽고 물같은 느낌. 고양이야 뭐 엄청 특별한 종을 키우지 않는 한 우리 공주만큼 크지 않으니까 무릎냥이였던 애가 커서도 무릎냥이인 거 부럽다. 개도 고양이도 다리 위에 너무 오래 앉아있으면 다리 엄청나게 저린다. 행복한데 다리 저려서 괴로운 느낌. 지금 다 큰 이 무게라면 다리가 남아나지 않을 것 같다.
아 이걸 깨달아서 다리 위에 엎드려주지 않는걸까.
지금도 잘 놀고 먹고 뛰고 나서 앉아있으면 내 주위를 천천히 빙글빙글 돈다. 왜 그러는 걸까? 빠르게 조르면서 도는 게 아니고 쉬 마려운 것도 아니고, 엄청 느리게. 쓰다듬을 즐기면서 한 바퀴 돌거나 방향 바꿔서 내 손에 머리부터 꼬리까지 통과시키는 걸 즐기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