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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간 걸려서 이동 완료.
길바닥에서 버린 시간...
돈...
그래도 택시도 안타고 최저로 돈은 아꼈는데 내 시간..
그동안 데미안 미니북을 다 읽었다.
데미안 읽고 싶다, 한 게 어젯밤이었는데 지각해서 살 수 있었다니 웃기다.
데미안 어릴 때는 무슨 성역같은 책이었고 이해하기도 힘들었다.
지금 읽으니까 더 구조구조별로 나뉘어서 잘 파악되고, 불필요하게 싱클레어에게 감정이입하지 않고 더 객관적인 독자 위치를 유지할 수 있었다.
데미안 서평이나 설명은 천편일률적이다. 새 알 세계 깨 날아 신 이름은 아프락사스/아브락사스. 데미안을 대표하는 부분이자 데미안 읽었다고 허세떨 때 대부분 언급하는 부분이다.
사실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라는 부분은 그저 상징적인 게 아닌가 싶다. 내면 성장이나 사고를 이끌어주던 데미안 손을 놓고, 멀리 떨어져서 만나지 못하는 와중에 방황하고 타락하고 놀아보고 다시 바른 생활도 해보고 하는 싱클레어. 좀 시간도 돈도 기력도 낭비한 것 같지만 스스로의 길은 스스로가 걷는 거다.
그러다가 그림에 몰두하고 영감 얻어서 머리가 금빛인 새를 그리고. 데미안에게 보내는 그 그림 자체가 뭔가...지도교수님께 보낸 석사논문 최종본 같은? 서로 만나지 않고 그동안 완전히 다른 생활을 해 왔어도 데미안과 싱클레어가 결국 이어질 수 있는 표적이 있는 카인형 인간이라는 의미를 가지는 게, 그 그림을 받고 모종의 경로로 데미안이 싱클레어에게 보낸 쪽지다.
그림을 주고 쪽지를 받는 것 자체가 둘의 정신적 연결과 유대감,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것 같아보이는 도덕과 부도덕을 아우르는 더 큰 존재와 더 유연한 가치관을 말하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학생 눈에는 아브락사스라는 이름이 엄청 멋있어보이고 그 어려운 발음이 무슨 뜻인지도, 그 단어 어원이 뭐고 어떻게 사용되는지도 상관없이 그거 하나 똑바로 발음하려고 용썼다.
이것도 내가 예전에 깨고 나온 알 껍질.
도대체 나는 뭐가 되어가고 있는 걸까.
어릴 때와 다르게 뭔가 하나 직업을 가지려고 하는 게 일생일대의 목표가 되기에는 부족한 것 같다. 도전에 실패하고 포기해도 다시 일어서서 걷게 하는 힘이 필요하다. 성패를 떠나 내 인생 모든 시간을 아우르는 더 유연한, 가치로운 일을 해야 그 힘을 받을 수 있는 걸 느낀다. 데미안에서 저자는
두려움= 두려워하는 대상에게 나를 지배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것,
집단=그렇게 두려워하는 개개인이 모여들었다는 것만으로 문제 해결이 된 것처럼, 두려움을 떠나 동질감과 소속감을 우선시하는 것.
이라고 하는데 인생은 다 자기 자신을 찾아가고 자신만의 의미를 생각하는 것이 그 본질적인 해결이라고 한다... 아 졸려
오늘은 뭐 이렇게 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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