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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링을 받고 왔다.
무서웠다.
어른께 여쭤보니 아무리 어른이어도 치과는 무섭다고 스케일링도 무섭다고 했다.
그래도 피부과 여드름 압출 치료에 비하면 가격도 훨씬 저렴하고 통증도 더 약하다고 생각했다. 필사적으로 생각하다가 오히려 얼굴 전체 여드름 압출 공포까지 떠올리는 환장 뒤죽박죽이 됐다.
결과적으론 개 생각하니까 아주 도움이 됐다. 부슬부슬하고 왕리본 같은 크기에 다른 곳보다 더 밝은 노란 갈색인 귀, 긴 똥💩같이 약간 좁아들다가 다시 굵어지다가 가늘게 빠지는 꼬리, 악마같이 물어대던 하얀 이빨. 그리고 애걸하면서 개 이를 닦아주기 위해 잔디밭 위를 엎드렸다 누웠다 구르던 때를 생각했다. 결과적으론 꽤 닦을 수 있어서 뿌듯했는데 온몸에 흙먼지 풀물 범벅이 됐지.
그 녀석도 나이 꽤 든 개 언니가 돼서 이제 치아 자체 힘도 약해져서 개껌 딱딱한 것도 한참 걸려야 먹게 돼서 아예 부드러운 간식만 주는 것, 충치는 없나 걱정도 됐던 것 떠올리다 보니 잘 끝냈다!
개 언니 고마워요 고마워..
혀 위치 어디다 둘 줄 모르겠고 아프면 움직여서 피하거나 혀로 그 부분 문지르고 싶어서 참는 것도 참.
그래도 결과적으론 당장 들어가야 할 충치도 없고, 스케일링 후에도 그동안 관리 깨끗하게 해 왔다고 칭찬도 들어서(그냥 듣기 좋은 말씀으로 안심시켜주신 것도 같다) 다행이었다.
치아 뿌리 부근 모서리가 생생하게 살아있는 느낌 혀로 느끼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좋다. 신기한 건 금속으로 갈았는데도 버티는 인간 치아 경도.
그래도 매일 치실 쓰고 치아 뿌리, 잇몸 잘 닦고 어금니 뒤 공간이나 겹치는 인접면은 첨단 칫솔도 써 줄 거야.
여드름 안 나게 화장품 잘 지워지게 매일 세안하는 거 못지 않게 치아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도 참 이제 일이다.
+ 다이소 1,000원 스패츌러를 사 왔는데, 무기자차 선크림 위에 난 땀+피지 유분기를 기름종이로 걷어내고, 저렴하고 제품력 그럭저럭인 다이소 초초스랩 파데(사실 파데라기보다는 톤업? 정도에 불과한 커버력)을 양 볼에 1번씩, 광대, 이마 미간 바로 위 조금, 콧대는 콧대 맨 중앙에 1cm 정도만 하고 나머지는 그냥 맨손으로 두들기다가 경계 펴주고 다크서클은 선 부분만 요철 피부 살짝 당겨서 아주 소량만 얇게 손으로 좌우로 밀듯 두드리면서 발라줬다.
처음엔 너무 적은 양이 너무 얇게 올라가서 하루 종일 고생한 매트한 무기자차 마무리가 그대로 보이는 느낌이었는데 조금 후 보니 유분감 올라와서 섞이면서 자연스러워지고, 그게 화장한 느낌 아니라 내 피부처럼 보이면서 환하고 얇고 자연스럽고.. 왜 쓰는지 바로 알게 됐다.
어제는 생각없이 볼 전체와 외곽 부분까지 이어서 펴 발랐고 두께도 좀 두껍게 올렸는데, 그러다보니 물먹인 퍼프로 두드려도 그럭저럭이었다.
손끝으로 두드려 마무리했는데 자국도 안 남고 밀착력, 자연스러움, 얇음이 정말 놀랍다. 제대로 베이스 단계 프라이머, 메베, 픽서, 파운데이션 다 챙겨서 바르는 분들은 더 큰 차이를 느끼실 것 같다.
손가락 옆면으로 얇게 문질러서 펴 바르는 거랑 똑같지 않다. 절대. 깜짝 놀랐네...대충했는데도 이러면.(그렇지만 화장은 늘 대충하고 조금하고 빨리 마무리했을 때 의외로 괜찮다. 시간 많이 들이면 피곤하고 얼룩진 사람이 된다ㅠ)
이것도 내가 얼굴 여백이 많고 긴데 광대나 눈썹뼈 등 골격은 두드러지지 않아서 대충 문지르기에 더 장애물이 없고 공간감 있어서 좋았다.
감사하게도 현재 얼굴에 여드름이나 짜낸 여드름 상처 등등이 없어서 가능하기도 했다. 클워 클렌징 이전에 운동 식단 챙기고도 계속 여드름 나던 피부라면 아무리 둥그스름하고 부드러운 스패츌러 옆면이어도 아팠을 듯. 턱에 남은 작은 상처에 해보니까 쓰렸다.
모공커버가 특별히 엄청 되진 않는다. 아직 스킬이 모자라서 또는 저렴한 스패츌러라서 그런가.
꾸준히 해 본 다음에 다시 후기 느낌으로 써봐야지. 그래봤자 제대로 된 도구도 피부화장도 아니지만. 내 후기는 그래서 항상 개인 기록용으로 적고 나중에 내가 잊어버려서 검색해서 다시 읽는 게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