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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어이없어 진짜.
클렌징도 맞는 세안법 잘 찾았고 선크림도 제법 정착했고, 화장법도 여드름 안 나는 수준으로 타협했고, 기초도 정착했고.
운동도 꾸준히는 하고 매일 베개 커버 갈고 가공식품 먹더라도 늘 냉장고에 채소 손질해서 채워두고 곁들여서라도 억지로 먹고, 달걀이나 고기같은 비 가공식품 단백질원도 먹고. 단 것 입에 달고 살다가 탄산음료 끊고 영양표 당류 일일이 확인해가면서 먹고 어지간하면 물을 홀짝홀짝 오래, 많이 마시고. 카페인도 좀 자제하고.
여드름 나면 스팟젤 발라주면서 관리하다가 잘 뚫고 나올 것 같으면 즉시 압출 후 스팟 패치 붙여서 관리하고.
머리 감을 때도 피부에 영향갈까봐 헤어 오일, 노워시 트리트먼트 안 쓰고 린스만 며칠에 한 번쯤 쓰면서 엄청 잘 헹궈내고.
이 모든 게 헛짓???
피어싱을 싹 빼고 자고 다 씻은 다음 피어싱 착용하니까 죽어도 안 없어질 것 같던 목-턱 경계 여드름 없어지네.
허.... 그래 사실 계속 피어싱 끼고 사는 거 더럽긴 하지. 거의 문신템 수준으로 익숙해져서 경각심이 없었다.
피어싱 거의 내 정체성에 가깝게 살아오긴 했지만 이 정도로 염증성 여드름이 깨끗해지는데 다 포기할 수 있지!
이참에 귀걸이로 갈아타서 저녁 세안 후 빼놓고, 아침에 씻고 난 다음 다시 껴야지. 피어싱은 아예 끼워놓으면 잘 빠지지도 않고 누웠을 때 기댔을 때 배기지 않아서 좋았는데, 일일이 꼈다뺐다 돌려빼기가 너무 귀찮다.
급식 때부터 원래 귀걸이로 귀꾸 시작했었고 학식 땐 제법 여러 디자인에도 도전했던 것 같은데 피어싱 생활 너무 오래돼서 귀걸이 디자인 치렁치렁하거나 장식적인 게 어색하다.
퍼컬도 받고 나에게 어울리는 패턴이나 대비감, 원단 질감 등을 찾아가면서 나한텐 화려하고 큼직하고 극적인 귀꾸가 안 어울린단 거 알게 됐다. 그리고 피어싱 쪽은 단순하고 깔끔하고 크기도 작은 디자인이 많으니까.
그거에 익숙하다 보니 귀걸이로 돌아오니까 왜 심플한 베이직 라인이 판매 베스트 아이템이 아닌지 낯설다. 귀걸이는 보통 양쪽 귓볼 중앙에 하나씩 뚫기만 해서 그런가? 잘해봐야 귓볼에만 몇 개 뚫고? 머리를 길게 기르고 풀고 다니면 잘 안 보여서? 더 심플하게 코디하는 편인 귀꾸 동지 남성 분들은 귀걸이보단 피어싱을 더 많이 하셔서?
아무튼, 혹시 여드름성 피부인데 병원에 큰 돈 쓰고 생활습관 바꾸고 화장품 바꾸고 운동하고 요리 익혀서 갓생살게 됐는데도 여드름이 안 없어지시는 분? 그런데 피어싱을 문신템 수준으로 거의 24시간 장착하고 살아가시는 분?
피어싱 빼보세요.
아 근데 피어싱은 빼면 단기간에 구멍 좁아지다 막히는 경우가 많아서... 나는 피부 살성은 회복력 좋은데 구멍은 잘 막히지 않는 편이라 미련이 없었지만.
난 여드름으로 급식 때부터 잔잔히 고생하다가 학식 이후로 일상생활 지장될 정도로 심해졌어서. 피어싱 홀 막히는 거 vs. 여드름 없어지는 거, 하면 당연히 후자.
피어싱 다시 뚫는 비용 vs. 여드름 치료 비용? 당연히 후자가 압도적으로 시간도 돈도 고통도 많이 들고 뭇 사람들로부터 흠칫하고 무서워하거나 불쌍해하거나 싫어하는 취급도 받는데.
피어싱은 문제 되면 뺐다가 다시 끼우면 되지만 텨드름은 당장 탈부착 ㅎㅎㅎㅎ 이 안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