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헌혈하고 왔다. 그리고 힘들어서 일찍 잤다. 오렌지주스 너무 마시고 싶었는데 헌혈 후 버스 환승 안돼서 걸어서 30분 집으로 오고, 씻고 물만 마시고 옷 환불하러 다녀오고, 요리해서 밥먹고, 주방일 좀 했더니 움직이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걍 비타민을 들이붓고 물 많이 마시고 주스 마신 셈 쳤다. 비타민을 사놔서 다행이네. (트와이스 고마워) 오늘은 그래서 일찍 일어나서 의미없이 보내다가 비 오는 거 확인하고서라도 아침 산책 다녀왔다. 풀 나무 잎 돋는 거 보면서 걸으면 정신건강 정화된다. 오히려 벚꽃같은 건 보면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워서 이질적인데 잎이 돋아서 크는 거 보면 기분 좋다. 똑같이 밟아도 꽃보다는 잘 마른 나뭇잎 밟는 게 훨씬 기분 좋다. 꽃은 밟으면 촉촉해서 으스러지면서 흉해져서 슬프다..
머윗대만 꽂아줘서 너무 귀여운데. 다른 집 개들은 봄이라고 꽃개 만들어서 꽃놀이 사진 올려대길래. 나무 주인 이모부께 허락받고 이미 가지치기 해서 잘린 사과나무 꽃가지 주워서 꽂아봤다. (왜? 사과나무는 꽃망울은 빨간데 피면 하얗게 피나? 빨갛게 피는 줄 알고 두근두근했는데 사긔나무 꽃..) 근데 머윗대나 당근잎이 훨씬 잘 어울려.. 향토지킴이 준비된 농자천하지대본 개둥이. 물론 커피는 꽃이고 당근잎이고 머위 줄기고 아무런 관심이 없다. 뚝 잘라주는 당근이나 배추 줄기에 더 큰 관심을 보이지만 너무 맛있는 향이 나기 때문에 저렇게 얌전히 사진 찍으면 못 먹고 참느라 괴로워 보여서 안 찍는다.
지구의 날이다. 최근 설거지통을 샀는데 물을 받아서 설거지하고 마지막 헹군 물은 설거지통에 받아서 다음 설거지할 때 쓰니까 물이 엄청 절약된다는 걸 깨달았다. 양치컵 욕실에 두면 물때끼고 더러워지는 게 싫어서 컵 들고 양치하러 가니까 물 확실히 절약된다. 세수도 컵으로 물 받아서 하면 물 절약되려나? 올해 지구를 위해서는 세수도 물 받아서 하는 걸로 해봐야겠다. 피부질환이 있다보니 입 헹구고 손 씻는 세면대에 물 받아서 쓰는 게 꺼려져서 세면대에는 물 못 받겠다. + 어제 길몽을 꾼 것 같다. 제발... 뭐라도 하면서 살아야 하는데 너무 게으르다. 그나마 집안일 하고 인간 씻기고 광 내놓는 건 사람답다. ++ 남향 집 창문을 암막 시트로 막아놓으니까 안 덥다! 오히려 낮엔 밖이 더 덥고 집이 서늘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