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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i on Daily bases

20230107

진종대 2024. 1. 7. 22:24


출산이 생명체의 본능인가?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재생산이니까. 번식하도록 만들어진?

민들레가 피어서 씨까지 잘 만들어서 주위로 퍼뜨리는 건 민들레치곤 아주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하지만 인간의 본능인가 생각해보면 좀 문제가 있다. 인간이라는 걸 민들레나 단풍나무처럼 생각해도 되는지의 문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중 완전히 인류 집단 문명의 혜택을 안 받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무수한 생명체 중 인간의 본능이라고 하면 집단을 이뤄서 그 안에서 형이상학적인 규칙과 역할 분담을 통해 발전하고 강해지고 서로 착취하고 착취당하고 갈등을 빚다가도 더 나은 타협을 이루기도 하고... 이런 게 인간의 본능이지.

집단을 이루는 방식에는 직접 재생산해서 인간을 더 만드는 게 있고, 직접 재생산하지 않고 내 집단 구성원을 늘리는 게 있다. 전자가 후자보다 강력하고 끈끈한 유대감을 바탕으로 쉽게 와해되지 않는 건 맞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는 오히려 느슨하고 와해되었다가도 또 금세 결집하는 방식의 집단 구성이 더 많이 보인다. 그리고 자본주의적으로 보면 기본적으로 직접 재생산하는 방식을 고집할수록 불리할 수밖에 없다. 잉여재산이 재생산된 구성원들에게 분배되니까.

너무 사회가 빠르게 달라지고 기술 발전은 되는데, 남들보다 더 현명하게 살아가면서 모두을 이끌어야할 철학은 오히려 고전에 매달리고만 있는 게 슬프다.

출산이 인간의 본능이라고 하면, 집단 구성을 통해 번성하려는 본능 중 하나일 뿐이라고 답하고 싶다.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는 출산이 아닌 방식으로 단기적이고 유연하게 뭉쳤다 흩어지는 집단 구성 방식이 점점 더 유의미해지고 중요해지고 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출산을 하지 않으면 결국 사회 전체의 구성원이 점점 노령화되고 줄어들 뿐이다. 출산은 예비 집단 구성원 중 유일하게 후세대들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니까.

하지만 출산이 인간의 본능이라고까지 말하기는 역시 무리가 있다.

난 다르게 생각하고 싶다. 철저한 계획임신이라는 가정 하에서는 출산은 새로 태어날 인간 존재를 사랑해주기 위해 하는 거다. 주는 사랑 엄청나게 기쁘고 엄청 소중하고, 내 사랑을 다 받아주고 자신의 생명을 임시로나마 의탁할 존재는 아기밖에 없으니까.

출산은 인간의 본능이라고 하지말고, 사랑해주고 싶은 본능이라고 하는 게 더 적합하다. 조금 말장난 같지만 모든 본능 중 사랑해주고 싶은 욕구가 있는 건 분명히 맞으니까.


이제 직접 임신 출산이 아니고 실험실에서 로봇을 생산하거나 하는 식으로 줄어드는 후세대를 보충하기 위한 인력을 더 투입할 수는 있을 것 같다. 그 경우 그 로봇들은 늙지도 않고 부서지면 수리, 교체되는데 그걸 인간이라고 온전히 할 수 있을까?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에 따라 인간 집단의 구성원이라고는 할 수 있겠다.

모든 기성세대가 다 늙어 죽고 지구상에 돌아가는 건 자동적으로 후세대를 양산하는 로봇 문명이 남을 수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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