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녀석 개가 전완 아래쪽에 긁어 놓은 상처는 꽤 깊었는데 하얗고 가늘게 잘 아물었다. 여름 돼서 팔이 타니까 그 부분만 하얘서 좀 그렇긴 한데 어차피 앞에서도 뒤에서도 잘 발견할 만한 부분이 아니라서 다행. 왼손 손목 안쪽은 손 바로 아래다. 어찌나 정교하고 정확하게 정맥 핏줄을 따라서 그어놨는지, 보지도 않고 천천히 긁은 거 치고는 아주 잘 그어놨다. 그래서 자칫하면 정말 나쁜 선택했던 것 같아 보일 법한 갈색 세로선이 정맥 핏줄에 가려져서 괜찮다. 큰 개는 진짜 함부로 키우지 말아야 하고 키울 때 어느 정도 내가 다칠 것도 포기해야 하는 것 같다. 이게 다 개가 크고 학교도 다녀오고 훈련 연습 많이 하고 의젓해졌는데, 지나치게 흥분하지 않은, 그냥 평범한 일상에서 놀다가 긁힌 거라서. 그래도 귀엽다..
몸 크기에 비해 물 젖은 발자국이 너무 앙증맣다. 전완만한 강아지였을 때도 발은 두툼하고 컸는데 지금도 그렇다. 그늘에 엎드려 있는 무방비 상태일 때 뒷발 발가락 바닥 부분을 콕 손으로 찔러보면 싫다고 삭 감춘다. 발가락 바닥 부분들이 싱싱한 검은 포도같이 예쁘고 동그랗게 차오른 구 모양. 개 발자국 도장 갖고 싶다.. 예전에 발랄 날뛰는 개춘기 시절 시도해보려다가 개가 몸을 뒤틀면서 펄펄 뛰고 날 깨물어 대서 실패했었다. 지금은 좀 차분해지고 내 온갖 기이한 주접에 좀 체념ㅎㅎㅎ 한 게 있어서 가능하지 않을까도 싶다. 늘 여름이면 손이 더 뜨거워지는 편인데 이 태양의 손으로 개커피 팔 다리 만지면 정말 싫어한다. 싫다고 표현해봤자 짖지도 물지도 않고 타다닥 흔들어서 털어낼 뿐. 근데 사랑둥이인 점은 이..
+ 상처가 아무는데 아파서 자세히 보니 어둡고 넓게 멍이 들어있었다. 뛰어올라 체중 실어서 친 거라서 그런가 정말.. 삼두와 측면 어깨를 더 단련하라는 강아지 님의 가르침. 개는 어쩜 5살 되어가는데 저렇게 귀여울까? 오랜만에 찾아가니까 옷차림 마스크로 멀리서는 못 알아보다가 목소리 듣고 알아차리는 그 표정 너무나 귀여워. 평소엔 길고 매섭다가 동그랗게 확 커진 눈, 나랑 놀면서는 악착같이 공을 물어뜯어놓고 지금은 귀엽게 벌어진 입. :D 와 : 3 사이의 표정. 그래도 너무 오랜만에 간 탓인지 또 얻어맞았다. 아파서 멍 든 줄 알았는데 하루 지나고 보니 길게 긁히기만 해서 다행이다. ㅋㅋㅋㅋ 무서운 녀석. 힘센데 참는 교육 잘 배운 개. 그래도 고양이는 쫓지마 공격하지마. 시골이라 농작물 노리는 두더지..
새송이버섯 너무 맛있는 거 아니야? 이번에 새송이 뿌리 부분도 갈색 물질 있는 곳은 얇게 잘라내면 하얗게 남아서 먹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는데 이게 식감이 버섯 뿌리 주제에 무슨 전복이나 오징어같아서 너무너무 맛있다ㅠ 당근 볶다가 그냥 크래미 던져 넣었는데 맛있어. 당근은 일상적으로 먹어 버릇하긴 했다. 작년에 본가에서 당근 풍년이어서. 개 주면서 남아돌 정도로 당근 많았는데 뽑기 힘들어서 안 키우신 것 같다. 이렇게 많으면 공짜여도, 아무리 달고 향기로워도, 먹다 질리는 게 사람 마음인 것 같다. 물론 사람만 질리고 늘 사료로 밥먹는 개는 절-대- 질리지 않아했다. 늘 내가 먹을까봐 힐끔 보면서 안전하고 그늘진 구석에 엎드려서 콧잔등 가득 구겨가면서 우득우득 씹어먹었다. 올해?부터 애가 이제 우유 먼..
피곤하다. 코끝에 개 오줌냄새 남은 것 같다. 귀여운데 힘든 녀석. 물귀지도 닦아주고 털갈이철 털도 많이 제거해주고. (애청하는 마벨이네 '리트리버 키우지마'가 늘 떠오른다. 장모종 리트리버는 특히 정말 털관리 힘들 것 같다.) 입뚜껑에 가려졌던 어금니도 닦아주고. 늘어뜨려져 덮인 귀 그대로 근방을 다 주물주물해주면 옆으로 엎드려 누워서 어리광을 피우는 거 귀여워. 손으로 귀 보호하면서 귀 밑과 뺨 부분 털 천천히 살살 빗어주면 고개 편하게 떨어뜨리고 앞발 착 가지런히 모아서 시원해하는 것도 귀엽고. 그나저나 일본 무슨 진드기? 새빨갛고 아주 작은 벌레들이 많이 보이던데 이게 사람과 동물을 물거나 하진 않는 것 같지만 너무 색이 빨간 게 여기저기 있으니까 좀 꺼림칙했다.
(큰 얼굴 확대 사진 죄송합니다..그렇지만 귀여워요) 밥 먹이고 물 먹이고 산책 당하고 공놀이에 이 닦고 몸 닦고 빗고 햇볕 아래 잘 구워진 상태 너무 귀엽잖아! 공 줘서 입까지 봉인해 둔 이 상태면 달려들면서 장난걸지 않고 약간 졸린 듯 상냥해지고 따끈따끈하고 보송해서 뽀뽀하기에 좋다. 야외라서 흙먼지 날리고 바람 불어서 눈곱은 닦아줘도 닦아줘도 늘 낀다. 이것은 인간미라고 봐야하나, 짐승미?라고 봐야하나. 하여간 조금 더러워 보여도 양해를... 눈매가 나랑 똑같이 생겼다. 앞머리가 좀 파고들듯 날카롭고 눈 아래가 위로 올라붙는 눈. 부모님하고도 형제하고도 눈 모양은 안 닮았는데 생판 남이 낳은ㅋㅋㅋ 개랑 눈 모양 닮아서 기쁘다. 너무 귀엽잖아. 나도 얼굴 길고 넓은데 개도 넓고 길고. 코랑 입이 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