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너무 귀엽잖아! 우리 개는 어른 갠데 강아지와 개 날이 따로 있다. 그래도 강아지의 날이니까 개가 생각나. 아직도 밥먹고 운동하고 닦아놓고 햇볕 쬐면 바로 강아지 때 같다. 터그놀이 할 때나, 터그놀이가 아닐 때 인간 것을 빼앗아가서 물고 안 놓으려고 할 때면 내 신발끈을 악착같이 물어뜯고 늘어지면서 눈을 희번덕거리던 강아지 때 모습이 바로 나온다. 위력은 더 올라갔는데 요샌 흰 털이 좀 돋아서 노인공경 차원에서 더 져준다. 봄까치꽃의 예쁨을 모르고 먹을 것만 끝도 없이 원하는 당신이 귀여워!
봄까치꽃 좋다. 어제 따뜻하고 햇볕이 좋아서 일제히 피어있었는데 새 봄에 막 핀 애들이라 아주 색이 진하고 싱싱했다. 오늘은 비슷한 시간에 더 늦게 갔는데도 서리끼고 얼음 어는 온도고 햇볕도 어제보다 한 풀 꺾여서 아직 꽃이 덜 피어 있어서 얼핏 보면 그냥 풀무더기 같아 보였다. 마른 낙엽 깔린 길에 파릇하게 돋은 봄 풀만 봐도 좋긴 하다. 그리고 개가 내가 열심히 사진찍고 예쁘다고 하니까 자기도 와서 발로 꽃을 밟았다.. 개한테 밟혀서 오늘 못 피었던 것일까ㅠ 무거운 개. 무서운 개 개생 처음으로 칫솔질에 성공했다! 개껌처럼 칫솔이 길어서 개껌처럼 편안하게 드러눕고 엎드려서 입에 넣었다. 개 치약은 종종 그냥 핥아 먹었는데 먹을 건 줄 알고 평소에도 잘 먹긴 해서 더욱 치약 묻힌 칫솔을 잘 받아들였다...
개는 어디서 아무렇게나 찍어도 귀엽다. 마른 잔디, 우거진 숲, 흙, 모래, 산길, 잎채소, 당근하고 어울리는 털 색이다. 왜 이름을 초코라고 안 짓고 커피라고 지었냐고 타박도 들어봤는데. 음 개 이름은 견주가 짓는 거 아닌가요. 커피 크레마 색이랑 우유 조금 넣었을 때 색, 볶은 원두 홀빈 색하고 똑닮았는데 커피. 특히 코가 강배전 원두 색인 걸. 그리고 나 말고 커피 어머님이 커피 애호가이시기도 하고. 찰떡같은 이름이다. 정신을 쩡! 맑게 깨우는 카페인처럼 아주 강력하기도 하고. 박박박 긁어대는 앞 발톱 공격, 뭐라도 다 부술 것 같은 치악력, 몸무게 실은 몸통박치기에 당해보면 아파서 컥! 커피... 할 수 밖에. 초코라고 해서 뭐 악감정은 없다. 오히려 내가 초콜렛 애호가. 설탕 좀 들어있는 채로 ..
정월대보름 기념, 2일 전 찍은 낮달. 역시 안 좋은 카메라론 화질도 나쁘고 안 보이지만 이 나름 그럭저럭이지 뭐. 그럭저럭이나 보통이 되기도 참 힘든 일이니까. 조명 공해 적은 시골에선 어젯밤에도 그젯밤에도 달이 아주 대왕 무대조명처럼 존재감이 대단했다. 오늘밤엔 못 보겠지만 구름 안 낀다면 아주 밝고 환하고 이쁠 것 같다. 입춘 D+1이지만, 개둥이 집에 입춘대길 건양다경을 붙여줬다. 개한테 좋은 일이 많이 생기는 것 = 견주에게 좋은 일이 많이 생기는 것. 턱수염이 희끗하게 나서 서해를 제패할 것 같은 위풍당당 흰수염 개둥이가 됐다. 그래도 드러누워서 귀염 피우면서 내 손을 앞발로 착 때리고 이빨질 하는 거 보면 여전히, 아니 어릴 때보다 더욱 귀엽다! 입춘대길 붙이려다가 개가 뛰어올라 달려들어서 ..
개란 것은 찹찹찹찹 걷을 때마다 발톱소리가 나는 게 무지하게 귀엽고 그 맛에 키우는 거 아니었나? 인간에겐 없는 꼬리가 달려 있어서 좋을 때 크게 휘저어지는 귀여움이 심장 퍽 치는 감동으로 다가와서 볼 때마다 흐뭇하고 좋은 것 아니었나? 양쪽으로 늘어진 귀가 마치 짧은 단발이나 왕리본처럼 귀엽고 달릴 때 펄럭거리는 모습 사랑스럽지 않나? 너무 개를 받아들일 준비 안 된 사람들이 자신 생활반경 내에 개라는 생명체를 들여서 힘들어지니까 개를 바꾸는 건가. 발톱 자체를 잘라버리다니 무슨 일이야ㅠ 나도 아직 실내견을 안 키워봐서 그 고통?을 모르니까 잘 모르겠지만. 튼튼한 발톱으로 쓸데없이 땅을 파고, 얇아졌다가 굵어지다 다시 얇아지는 신묘한 모양새로 튼튼한 꼬리가 달리고, 보들보들 따뜻한 귀가 달린 우리 개가..
+ 잘 놀고 이 건성강아지를 올리브유 마사지로 마무리해줬다. ++ 난 제법 고앵 갱얼지 아마추어 마사지사라서 대충 목이랑 어깨 마사지하다 보면 귀 만지는 거 매우 예민하다는 거 깨달았다. 자신없으면 정수리-목-상부승모근? 정도까지만 만져주는 게 낫다. 이 귀염이도 인간을 잘 참아주지만 귀를 뽑듯이 위로 만지면 매우 괴로워한다고 들었다. 내가 귀를 뽑듯이 만진 영상에서는 안 괴로워했는데, 일단 개껌 씹느라 집중력이 분산되어 있는 편한 상태고 머리랑 목을 만져주다가 귀는 거의 힘 안 주고 스치듯이 털만 닿듯이 전체적으로 머리 부분에 대고 살살 조물거리다가 본견 스스로 고개 들면 귀가 내 손아귀에서 뿁! 빠지도록 했다. 결과적으론 강제로 못 움직이게 고정해서 만지는 것보단 본견에게 선택권이 있는 걸 더 선호하..